3/27 당대회 참관 후기(안티고네)

4월 11, 2011 in 이 달의 Hot Issue by admin

3/27 당대회 참관 후기

저는 전국위원도 대의원도 아닙니다. 그저 평당원으로서 활동 중이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운신의 폭도 좁습니다. 요즘 참 당이 뜨겁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열기이고 열정이며 넘치듯 쏟아져 나오는 서로의 열정이 부딪혀 화가 되기도 하는 시기입니다. 그저 평당원에 지나지 않는 저이지만 제가 참여하는 첫 정당운동으로서 대의원대회를 지켜보고 싶어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높다는 참석률에 놀람과 동시에 동지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 그러나 정리되지 않는 논의와 어느 정도 결코 화합할 수 없는 선을 두고 서 있는건 아닌가하며 이 참석율이 말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도 하게 됐습니다.

먼저, 많은 수정안들이 제출되었다고 합니다. 이전에 대의원대회 경험이 없어서 정확히 이런 일들이 여느 대의원대회에서도 볼 수 있었던 현상인지 유독 이번 대의원대회가 그런 점이 있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수정안에 대한 논의가 분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원안을 논의하고 합의해 가지고 올랐던 측에서는 지금까지 논의하고 합의해왔던 것들과 상반되는 안들이 제출됨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새로운 진보정당건설이라는 합의 속에서 포함되었던 부분들에 대한 부정적인 수정안들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봅니다.

저는 논의를 뒤집는 안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기 보다는 아직도 우리의 온도차이가 크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기존의 논의구조와 의결구조 등을 통해서 완성되어온 안에 대해서 대의원들이 동의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당부를 떠나서 안타까워 해야 하는 것이 먼저라고 봅니다.

전국위원회 합의안을 뒤집는 안이 제출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지만 저는 전국위원회를 구성하는 전국위원들이 전국위원회의 합의를 인정하지 못해서라기보다 가부동수안을 대의원대회로 가지고 오는 것은 어느 정도 정당성을 가지고 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문의 규정에서 제한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팽팽히 대립한 안을 조금 더 넓은 논의의 장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당연히 귀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전국위원회에 대한 신뢰와도 별개이며 올라온 의안에 대한 가부결정과도 별개입니다.

수정동의안 1. (원안)1-4 2012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야권 단일정당 건설을 주장하는 ‘제3지대 백지신당론’, ‘빅텐트론’ 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변형된 수혈론에 다름 아니다. /(수정동의안) 1-4 2012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야권 단일정당 건설을 주장하는 ‘제3지대 백지신당론’, ‘빅텐드론’과 <span>민주당 및 국민참여당을 비롯한 신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연립정부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니다</span>. (김윤기 등 93명 발의)

핵심은 ‘연립정부론’에 대한 반대의견을 명백히 하라는 수정안이었습니다. 부결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연립정부론이라는 것은 단순히 선거전략에 지나지 않는 것인데 선거 논의가 시작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연립정부론에 대한 반대를 못 박아 두는 것은 당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단순한 선거전략에 대한 판단은 옳지 못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물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선거의 장에서 당이 어느 정도 유연해야 함은 당연합니다. 정치의 장이고 선택받기 위한 싸움이라면 유연성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른 문제에서도 그렇듯 우리의 기조를 잡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제와는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당의 상황에서 연립정부론이 선거전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다만 원안에서도 충분히 민주당 수혈론에 대해서 견제하고 있음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 민주당 수혈론에는 반대하지만 연립정부론이 민주당 수혈론인가, 아닌가의 문제이고 가치판단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연립정부론이 단순한 ‘선거전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안의 가결을 반대한다면 설득되어야 할 부분은 연립정부론이 선거전략이어서 제한되어서는 안된다는 설득보다는 왜 연립정부론이라는 카드를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하는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립정부론이 선거전략이라서 논의의 ‘대상’ 자체로 부적절하다고 한다면 터져 나올 문제를 가리는 것밖에 안된다고 봅니다. 제 생각이지만 연립정부론이 우리의 정체성에 반한다기보다는 아직은 우리의 감정과 정서의 거리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밑에 깔린 지난 한국의 정치사와 우리가 받았던 상처들도 분명히 되짚을 필요도 있겠지요. 아무튼 연립정부론도 우리 취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유효를 주장하는 측이 조금 더 대화에 나서서 함께 이야기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수정안 통과)

수정동의안 2. (원안) 3-1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함께할 세력들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가치 기준과 공동 실천 강령, 새로운 사회 비전 마련과 진보대통합에 대한 조직적 결의가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가치 기준에 반하는 정치활동을 했던 세력은 조직적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 (수정동의안) 3-1 원안에서 <span>“또한 이러한 가치 기준에 반하는 정치활동을 했던 세력은 조직적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삭제</span>

아마도 국참당을 고려한 원안에 대해서 조금 더 넓은 진보정당을 표방하며 문구가 수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조직의 성찰을 강요하거나 확인될 수 없음의 이유와 진보정당의 틀을 넓히길 요구하며 주장되었습니다.조직적 성찰이라는 것이 범위나 방식이 확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어느 정도 모호함을 가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진보정당이 표방해야 할 것은 지난 정치세력을 뛰어넘는 대안세력이 되는 것이고 그 대안세력을 모으는 자리라면 지난 과거정권의 과오를 함께 공감하고 수정할 의지가 있는 세력이어야 함은 분명할 것입니다. 찬성의견발언자는 국민참여당을 신생정당으로서 과거의 어떤 정치세력과 연결점을 찾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기도 하셨지만 국민참여당이 표방하고 계수하고자 하는 정치가 무엇인지는 길게 말할 것없이 우리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이 수정동의안을 통해서 더 넓고 열린 새로운 정당을 원하는 이들도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결.

수정 동의안 3. (원안) 4-4 단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1년 9월 전후 시기까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진보정치세력간에 진보대연합을 중심으로 2012년 총선을 함께 치러냄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한다. (수정동의안) 4-4 ……<span>9월 전후 시기까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합의하는 세력들과 함께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한다

저는 이 수정동의안에 제일 안타까웠습니다. 다른 안과 달리, 현장에서 본 안으로서 구체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바와 원안과의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가늠하기 힘들었습니다. 왜냐면 이 두가지 안 모두가 불확정 사실에 기반한 안이라서 선택의 가지 수가 무한히 확장되고 대의원이 어떤 결과를 바라고 있다 하더라도 어떤 안이 그 결과를 만들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사전에 충분히 논의되고 숙지되어야 할 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9월까지 새로운 진보정당이 건설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어느 안에도 차이가 없고 9월까지 그런 합의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세력들이 합의할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선을 긋지 말고 일단은 기존의 논의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노력하고 되지 않을 경우에 선거연합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자간의 논의에서 시한을 정하고 그 사이에 어떤 사정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특정 시일이 넘으면 논의에서 빠지겠다고 하는 것은 정치세력으로서 조금 책임감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합의를 진행하다 도저히 논의를 계속 할 수 없어서 그 논의에서 빠져 나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외적으로 표방할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정안 통과

수정동의안 4. (원안) 6-3 새로운 진보정당은 북한의 핵 개발 문제, 3대 세습 문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 또한……/(수정동의안) 6-4 새로운 진보정당은 <span>북한의 핵 개발 문제, 3대 세습 문제에 반대하며</span>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

굉장히 분분한 안이었는데 분당의 과거도 있고 해서 찬반토론이 냉철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정안으로 ‘꼭’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판적 입장이나 반대하며 가 국어적으로 어느 정도가 차이가 있을지라도 그 문구에 집착하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에서 생겨나는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피력할 때 비판적 입장이라는 문구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고 ‘반대한다’는 표현을 쓴다고 해서 그게 꼭 대표단의 행동으로 드러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왜냐면 북한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고민해둔 방안 자체가 성명 등을 통한 비판적 의견 피력 밖에 없는데 그것이 문구에서 반대하며를 썼을때의 차이를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이 수정동의안에서 의도하는 바는 물론 그 이상일 겁니다. 민주노동당도 진보정당 건설 논의의 주체이고 이전에 우리가 겪었던 대립점에 대해서 차이를 분명히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비판적이지도 못한 그들과 충분한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판적 입장이나 반대하며라는 문구 자체로 큰 차이가 없는데 정작 차이가 필요한 것은 정책이나 대안의 크기와 깊이 차이가 아닌가합니다. 진보신당이 노이로제처럼 멀리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 않나싶습니다. 그러나 수정동의안 통과.

수정동의안 5. 두 번째 안건인 종합실천계획 이행 및 실행안 채택의 건과 관련해서 각 단위별로 추천을 받아 당 대표가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들을 임면하여 총 7인 이내로 구성하는 안에 대해 <span>임명된 위원장을 전국위원회에서 인준해야 한다</span>는 수정동의안이 제출되었습니다.

수정안 반대하시는 분들이 당대표를 불신임하는 효과를 우려하며 반대입장을 명백히 했습니다. 수정동의안을 찬성하는 쪽은 전국위원회가 대표와 함께 책임을 지고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찬성하는 쪽에서 당대표를 불신임하고자 하는 것인지 무엇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전국위원회가 인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보정당의 당 대표에게 전권적인 권한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정확히 떠오르진 않지만 대통령이 국회 인준없이 임명할 수 없는 자리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의견의 대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더십을 강화하여 일방으로

끌고 나가는 것보다, 권력을 나누라는 요구에 반발하기 보다는 위기를 인정하고 나누고 그 상황 속에서 정면돌파해야 리더십도 재정립되고 권력을 나누자는 입장에서도 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전국위원회의 구성 자체가 명백하게 대표에게 불리한 상황이라면 완전한 불신임안에 될 수 있겠지만 꼭 그런 상황만도 아닌 것 같고 정면돌파로 통합논의에 대한 불신들을 이겨나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수정동의안이 통과되었습니다.

그외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한 수정안(수도권 청년후보 출마, 할당제 등)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고, 당재정을 위한 당비인상과 당원배가 사업 결의안 등이 통과되었습니다.

아직은 당의 기구에서 논의되고 통과되었던 안이 모두를 끌고 가기엔 격차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승복하지 못함이라고 표현하기도 할 것이고 누군가는 끼리끼리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 격차를 줄이고 서로가 서로를 지지함을 느끼고 동지라는 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당대회는 끝이 났습니다. 결과는 나왔고 우리는 지금 그 결과를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대회를 지키며 회의장 제일 뒤에서 한 분, 한 분 지켜봤습니다. 문득 참으로 하나도 만만한 사람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배경과 지향을 가지고 이 당에 함께 하고 있는 우리의 차이가 때로는 너무 크기도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동력이기도 했고 그게 다시 우리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정당을 경험한 것도 아니고 일관된 견해를 정립한 것도 아닙니다.

우린 어쩌다 함께 하게 되었나를 고민합니다. 우리가 합의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진 못해도 진보정치의 실현이라는 말로는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저에겐 진보정치의 실현이 무엇이라고 설명할 깜냥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 인생의 10년을 걸어보겠다고 했고 이제 그 시간이 4년차에 접어 들고 있습니다. 10년이 지나서 제가 그에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속아도 10년은 지키겠습니다. 제 인생의 10년을 나눌 동지들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안티고네(성정치위원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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